

마법 사회에 재앙이 들이닥쳤다.
마법사들이여, 안개를 조심하라.

잿빛의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대충 넘기고 다닌다.
처진 눈꼬리에 턱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푹 꺼진 아이홀, 전체적으로 피곤해보이는 인상.
온통 새까만 차림에 그늘진 얼굴에서 빛나는 호박색 눈은 인간의 것이라기 보다는 종종 짐승의 것에 비슷한 느낌을 주곤 했다.




정적인/예의를 차리는
자신이 흥미있는 것에 한해서만 관심을 보이고 그 외에는 여지 없이 안중에 두지 않는다. 한시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못해 평소와 다름없는 축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것이 맞는가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불러일으킬 정도.
흥미와 관심의 대상은 불특정하고 수시로 바뀐다. 다만 반응하는 태도가 차분하고 조용하기에 주변을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관리에 능하다거나 성격이 좋아 보이는가, 하면 선뜻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것은 표정관리가 되지 않은 피곤해보이는 얼굴과 표면적인 예의를 차리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때문일 것이다.
강박적인/회피성의/독불장군
생각이 지나치게 주관에 치우치는것을 두려워한다. 언제나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그리고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따르려 애쓴다. 따라서 실재하는 것이나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면 믿지 않는 편이지만, 상황에 따라 사고의 방향을 트는 정도의 유연함은 남아있었다. 단순명료하고 명쾌한 답은 쉬이 나오지 않았다. 방향성을 정하지 못해 타인과 대화를 할 때도 미묘한 거리감이 있다.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자신의 좁은 원 안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했고, 굳이 그것을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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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나무 목재 / 유니콘의 털 / 10in
강력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출력을 내는 미색의 지팡이.

겨울 태생.
정확한 생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현재 무직. 여기저기를 떠돌며 주머니에 갈레온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단발적인 일을 구한다. 손재주가 있고 눈치가 썩 좋은 덕에 직종을 크게 가리지 않는 것 같다. 평범한 마법 주점 아르바이트 부터 방구석 연구가의 허드렛 일을 맡아 해주는 조수라거나, 마법사의 이름이 울 만큼 몸을 험하게 쓰는 막일까지…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곤 한다. 얼마간 버틸 수 있는 갈레온이 들어오면 그만. 숙식제공이면 더 좋고.
사람을 찾고 있다. 아버지란 작자는 아예 기억에 없고,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머니는 아주 어릴 때 사람이 북적이는 길가에서 헤지스의 손을 놓아버렸다. 이를 별 대수롭지 않은 과거사로 여기는 이유는 길거리를 떠돌던 그를 주워 아이오니움이라는 성을 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은 ‘제인’, 모습을 감춘 것은 헤지스가 호그와트를 졸업할 무렵으로,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탐사대에 자원하게 된 계기.
쉴새 없이 움직이며 몸 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만큼, 보기보다 기초체력이나 근력이 받쳐주는 편에 속한다. 다만 구부정한 자세나 호리호리한 체격 탓에 실제보다 왜소해 보인다.
담배는 가끔, 술은 선호하지 않는다.
호불호 정도야 존재하지만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다.
답도 없는 불면증 환자. 한계에 달하면 잠든다기 보다 말 그대로 기절한다.
이따금 시간을 때우기 위해 레이스 뜨기나 십자수 등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것들을 한다.
(취미라고 하기에 그닥 즐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리핀도르 출신.
지금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어렵겠으나, 학창 시절 전교에서 헤지스 아이오니움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정평난 문제아였다. 행실 자체가 불량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무모한 시도로 제 팔다리를 분질러 먹는다거나, 허구한 날 통행금지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벌점을 받는다거나, 필사 과제를 빈 양피지로 제출한다거나… 도를 넘은 장난질에 심약한 교수님 한 분이 졸도했던 적도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수순으로 성적 또한 제 때 졸업한 것이 용할 수준으로 바닥이었다. 공부 머리가 있고 없고를 떠나, 성적에는 개미눈곱 만큼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교우관계는 원만했지만 졸업 후 특별히 연락을 이어온 사람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