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사회에 재앙이 들이닥쳤다.
마법사들이여, 안개를 조심하라.


차분하게 내려온 밀색 머리카락은 허리 언저리에서 약간씩 흔들리고는 했다.
단색의 깔끔한 사제복은 정강이까지 내려오며, 검은 가죽신은 빛을 잘 받지 않아 평범하나 퍽 단정해 보이기도 하다.
마른 체형과 큰 키, 그리고 긴 머리카락 때문인지 ‘마른 나무’ 같다는 평을 받은 적이 있다.
눈을 접어 웃는 경우가 많아 유연한 인상처럼 보이며, 실제 눈매와 성격도 순하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아 인상적이지 않은 외관이며, 유일하게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작은 은십자가를 매단 목걸이와,
붉은 가죽으로 싸인 성경이다. (두 가지 모두 본인의 물건이 아닌 수도원에서 사제에게 보급하는 것이라고 한다.)
걸음걸이, 사소한 행동, 말투 모두 느긋하고 둔하여 그의 시간만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느긋한 / 공손한 】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나른한 인상을 주는 느린 몸짓과 말투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의 성격 중 불변하는 것이 하나 정도는 있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유순한 표정과 더불어 휴고에게 풍기는 느긋한 분위기는 여전히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거나, 간혹 힘 빠지게 만든다. 그는 어떤 것이든 답을 서둘러 내지 않으며, 위기인 상황에도 쉽게 동요하지 않는 등, 겉모습과는 달리 단단한 사고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이 모습은 신중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태평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사제가 된 후에는 격식 있는 말투가 입에 붙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그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예의 바르다는 표현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사제로서 격식을 차릴 때의 경우고, ㅡ사제로서 그것이 일상이기는 하지만ㅡ 친구들을 만날 땐 어느 정도 부담을 내려두고 편하게 대화하곤 한다.
【 솔직한 / 대담한 】
"하하, 잘 모르겠네에."
표정은 적어지고 격식을 바르게 차리다 보니, 학창 시절과는 달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힘든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만물에게 무르며, 생각도 깊지 않다. 읽기 힘든 페이스지만,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으며, 실제로도 솔직 담백한 결론을 내곤 한다.
논리적인 결단력은 없으나, 자신의 기분에 따라, 또 직감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그의 발상은 대담해 보이기도 하다.
【 허점이 많은 / 포용력 있는 】
"내가 널 어떻게 의심하겠어."
하지만 자신의 바운더리가 상당히 넓고, 허술하며, 또 줏대마저 없기 때문에 잘 뜯어보면 허점 투성이다. 좋게 말하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포용력 있는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밀고 당기는 대로 흔들리는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네 말도 맞고, 또 네 말도 맞다.」라는 입장이 기본으로 깔려있어 어찌 보면 설득하기 쉬운 편이지만, 본연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관조적으로 납득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그의 약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문비나무 / 유니콘 털 / 9 in

2월 17일 생일 지정, 물병자리. B형
[탄생]
아기 때부터 수도원에 맡겨진 아이. 부모의 행방은 묘연하다. 겨울 어느 날 수도원 입구 앞에서 포대에 싸여 놓여있던 휴고를 사제가 발견해 거두었다. 생일과 이름도 그날 정해지고, 성 ‘루텐스’ 는 수도원에서 일하던 정원사의 것을 받았다.
[호그와트]
그러던 중,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차자 마법부와 호그와트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마법을 제대로 구현한 경험이 없어 스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샀으나, 그저 재능이 없었을 뿐 결국 절차 끝에 마법사로 인정받아 호그와트에 입학할 수 있었다.
[가족]
수도원에서 자란 만큼, 사제들과 관계자들이 친자식처럼 아껴주었다. 굴곡 없이 자라서 그런지 어디든 어긋난 곳이 없다. 그저 평탄 그 자체.
휴고를 처음 발견하고, 이름까지 지어준 사제의 이름은 ‘안드레아’ 다. 당시 수도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제였으며, 무뚝뚝하고 무심한 성격이었으나 휴고가 가장 잘 따랐던 사람이기도 하다. (휴고가 마법사라는 것을 보호자로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비마법사였다.) 건강이 악화되어, 휴고가 성인이 된 직후에 세상을 떠났다.
[호불호]
딱히 없다. 그러나 어떤 물건이든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성인이 될 때까지 주변에서 꾸준히 *리멤브럴을 선물해준 탓에, 이 선물만은 더이상 사양한다고 한다.
(방에 쌓여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선물 받은 리멤브럴들도 다 잃어버렸다.)
*리멤브럴 : 하얀 연기로 가득 찬 커다란 구슬 크기의 유리공. 공을 손으로 꽉 잡았을 때, 뭔가 잃어버린 게 있으면 연기가 붉은색으로 변한다.


[학교생활]
입학식 날, 그리핀도르에 배정된 휴고는 그 기숙사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따뜻하고, 학생들로 가득 찬 휴게실을 특히나 선호했다. 그 뿐만 아니라 휴고에게는 그저 학교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새롭고 신기한 일들 투성이었다. 나무를 다듬고, 식사 전과 후에 기도를 하며 하루를 때우던 수도원 생활보다는 훨씬 재미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재능 있는 과목도, 특별히 휴고가 관심을 가지는 과목도 없었다. 게다가 운동신경도 평균 이하였기 때문에 퀴디치에서 마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본인은 학교생활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친구들이 있었고, 엄한 교수님들도 있었고, 칭찬받는 날보다는 지적이나 벌을 받는 날이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본인 말로는 호그와트에서 아주 즐거운 학생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교우관계에서 크게 틀어진 적은 없었으나, 출신, 성적 등 배경으로 휴고를 은근히 차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6학년 때 신문에 도배된 비마법사 살인사건 이후에는, 머글본 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 그 시선이 잠시 심해졌다. 물론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호그와트 졸업 후]
휴고는 호그와트를 졸업한 달, 적은 짐을 가지고 머글 세계로 돌아갔다. 특출난 재능도, 성적도 없이 졸업하여 붙잡는 사람도 딱히 없었으므로 마법 세계에서 머글 세계로 다시 정착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학창시절 동안 입에 달고 다녔던 “난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어.” 라는 문장처럼, 휴고는 꽤 오랜 기간 수도원에서 무직으로 지냈다. 그곳에서는 예전처럼 허드렛일을 돕거나 미사 준비에 가담하는 게 일과였다. 처음에는 식량이나 축낸다며 장난스레 핀잔을 주던 사제들도, 양아들 같은 휴고가 수도원에 머무르는 것이 내심 좋은 모양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평화가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휴고가 아버지처럼 여긴 ‘안드레아’ 사제는, 건강이 악화되던 중 결국 많은 사제들의 기도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잠시 슬퍼했고, 그중 휴고도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다. 다시 따분하고 평화로운 수도원 생활이 이어졌다. 변화가 있다면 ‘안드레아’의 죽음은 휴고에게 방황보다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휴고는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했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 그는 사제가 되기로 한다.
[현재]
사제가 되어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휴고는, 부쩍 안개가 늘었다는 영국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안개로 인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수도원 사제들에게 파견을 자주 요청했다. 영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제들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었고, 그 중에는 휴고도 있었다. 하지만 이 안개의 원인이 그저 자연현상이 아닌 마법 세계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마법 세계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은 휴고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베이스 캠프로 향한다. 불길한 현상에 대한 조사와 그것을 해결하려는 선한 의도도 분명 있었으나, 지원이 줄어 영토 싸움에서 열세를 겪고 있는 수도원의 금전적 문제가 휴고의 최근 고민인 탓도 있다. 탐사대원으로서 사건을 해결하고 받은 보수로, 휴고는 수도원의 법적 문제를 바로 잡을 생각이다.

상부상조, 성장의 동반자!무한한 감사와 기도를!
리베라 사일러스
둘은 같은 그리핀도르 기숙사 출신으로,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흠을 메꿔주고는 했다. 예를 들어 형편 없는 비행실력! 낙제위기에 놓인 어둠의 마법 방어술! …의 수식을 받던 휴고를 옆에서 멘토로서 도와준 리베라. 뭔가 마음에 안 들어, 말이 안 통해. 그렇다면 펀치! …의 막무가내 리베라를 막아서준 평화주의 휴고가 있다. 학창 시절 제법 가까운 공생관계였던 둘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신뢰를 유지했다. 각자의 삶이 멀리 있기에 연락은 자주 오가지 않았으나, 리베라가 큰 대회를 치를 때 휴고는, 잊지 않고 꽃다발, 그리고 팬레터(로 가장한 안부편지)를 보내곤 했다.
그 시절, 그 유령 씨?
오스카 H. 바르보사
휴고가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버릇은 학창시절 때부터 유구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상하게도 수호천사랄까, 마니또랄까, 그러니까…… 그래! 모습은 안 보이고 쪽지와 함께 잃어버렸던 휴고의 물건을 자리에 놓고 사라지는 '유령 씨'가 있었다더라. 매번 물건을 잃어버리는 휴고에게, 답답한 마음에 한 소리 하고자 직접 찾아올만도 한데, 유령 씨는 언제나 모습 대신 「이거 잃어버렸어요….」라는 쪽지와 함께 물건을 되찾아주었다. 그 상냥함에 휴고는 정체를 알고자 했지만, 본인 물건도 제대로 못챙기는 정신에 그런 치밀한 잠복 계획을 세울 수 있을리가 없었다. 결국 유령 씨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졸업하여, 휴고에게는 한 편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을텐데! 뭘까, 이 사람은. 어딘가 익숙한 상냥함, 유령 씨와 같은 머리카락 색, 같은 기숙사까지. 설마 그 시절, 그 유령 씨는 아니겠죠?
아니지, 아니지. 너 엄청 대단하지 않아?
마틴 버클랜드
새로운 환경, 모르는 마법! 머글 태생으로서는 알 수 없는 마법상식! 호그와트에 입학한 둘은 모든 게 혼란스럽기만하다. 갑작스럽게 입학한 후 교내 생활에 적응을 하고, 또 모르는 마법 성적까지 내라니 곤란할 지경.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학생의 명분으로서, 같은 기숙사에 배정된 둘은 스터디메이트가 되기로한다. 분명 그러기로! 했는데! … "미안. 역시 공부는 나랑 안 맞아~" 라며 게으름 피우는 휴고는 스터디메이트로서 그닥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반면 마틴은 엄청난 노력으로 성적 상승세를 탔으니, 둘이 같이 앉혀놓으면 매우 대비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5학년 때 '재능이 없는 머글 태생 마법사'라는 시선에 마틴은 주눅 들게 되는데, 하지만 바보면 타격도 없다 하였나, 아니면 정말 그 순간만큼은 현명한 결론이었던 건가, 같은 처지의 휴고가 태평하게 던진 말 한마디는 마틴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지도. (마틴이 겨우 휴고의 성적을 끌어올려 낙제는 면했다고 한다! 나이스 버클랜드!)
친구와 비지니스 사이
엘레니어 레온
"어느 쪽이든 내가 널 믿는다는데, 날 내칠 이유 없지?" 칭찬대신 벌을 받던 상황에는 종종 둘은 같이 있었다. 느긋하고 나른했던 휴고와 활발하고 시원했던 엘레니어, 별다른 문제 없이 무탈하게 지내오는 학창시절의 같은 기숙사 친구로 졸업하게 된다. 서로 바쁘기도 했고, 엘레니어의 뜸한 연락통이었지만, 휴고의 '잘지냈냐'는 안부와 함께 물고온 사건 한부에 둘은 다시금 만나게 된다. "그래도 보고싶었다는 말은 해둘까…. 잘 지냈어?"
주일미사는 빼먹지 말 것
던컨 U.N. 어니스트
같은 그리핀도르 기숙사 출신으로, 일방적으로 던컨이 덤벙대는 휴고를 챙기기도 했지만, 휴고가 던컨의 '괴롭히는 녀석을 괴롭혀드립니다' 용돈벌이 활동에 손을 빌려주기도 했다. 물론 도움이 된 적은 거의 없지만! 오히려 얼레벌레 뒤집어써버렸지만! 졸업 이후에는 사제로서 던컨 집안이 참례하는 미사를 진행하기도 했고, 가끔 던컨이 미사참례가 어려울 때 친구로서 그를 조부모로부터 변호해주기도 했다. 주일미사는 꼭 참례하라는 가벼운 잔소리는 덤. 최근에는 그의 당구성적 하락세를 생각해 저녁기도를 꾸준히 해주고 있다. 물론 당구 경기를 보는 눈은 없다. "언젠가는 해내겠죠. 그 친구, 저만큼 재능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요."
네 모든 앞날에 평화를, 사랑을!
신디 D. 라비아
첫만남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 엉엉 울던 신디…를 마침 옆자리에 있던 휴고가 챙겨준 것. 사실 챙겨줬다기보다는, 덩달아 당황해서 연회장에 있던 음식들을 신디 쪽으로 마구 밀어줬던 거지만. 졸업한 후에는 신디가 연 꽃집 '새벽녘'에서 미사에 필요한 꽃을 사는 단골이 되었으며, 그것이 깊은 인연이 되어 신디 결혼식의 주례를 서주기도 했다.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신디 가족의 앞날을 축복하였으나, 안타깝게도 1년 전 남편을 떠나보낸 신디를 위해 장례미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신디와 데이를 위해 기도를 올린 나날들이 쌓여 1년이 채워졌을 때, 우연히 같은 탐사대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바빴던 자신의 나날들 끝에 궁금했던 신디와 데이의 안부를 직접 물을 수 있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