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사회에 재앙이 들이닥쳤다.
마법사들이여, 안개를 조심하라.


핏기 없는 피부와 날개뼈 아래까지 길게 내려온 청빛 흑발.
얼핏 보면 짙어 보이는 홍채는 중앙이 밝은 아이스블루색을 띄고 있다.
오른눈 아래엔 작은 눈물점이 있으며, 턱에는 깎지 않은 옅은 수염이. 운동부족으로 길쭉하게 마른 몸은 골격이 툭툭 튀어나와 있고… 댄디하게 차려입은 패션은 잘 짜인 맞춤 정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림새가 깔끔하지 못하다.



게으른 :: 유한 :: 그럼에도 강박적인 :: ‘“될대로 되라지…”
양반은 비가 와도 뛰지 않는다… 라고 했던가. 무릇 가진 자들이 그러하듯 매사에 빠르게 움직이는 법이, 볼일이 급할 때라던지… 좋아하는 것을 향하여 달려갈 때 빼고는 없었다. 뭐, 사실 이 핑계가 다분한 문장은 그 게으른 행동들에 대해 아무런 설득력도 없긴 했지만… 아무튼 살아감에 있어 급해 하거나 초조해하는 법이 없던 것은 유난한 그의 성정이자, 고치지 못하는 생활 습관이었다.
그렇게 느려 터져서일까- 직업이 직업임에 매일같이 듣게 되는 싫은 소리라든지, 아쉬운 소리. 협박과 책망 등… 어떻게 대화가 몰릴 때도 딱히 당황하는 법이 없었다. 그저 ‘네, 그러셨군요~‘ 의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은 물을 넘어 어떤 구렁이 기름 같기도 했고…. 영 재수가 없어 보이기도 했음에 첫인상은 썩 좋은 편이 아닌 모양.
이런 성격이니 허점이 많은 놈이구나, 라고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공적인 일이라든지. 살아가면서 충분히 지나칠 수 있을법한 부분에서는 의외로 전혀 호락호락하지 않은 면모를 보인다. 때론 희한한 면에서 강박적인 모습까지 보이기도 하는데-졸업 사진이 조금이라도 기울어져 있으면 짜증을 내며 다시 맞춰놓는다든지…- 그래서 금전과 관련된 일을 비교적 어린 나이임에도 능숙히 하는 것이려나?
주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 느린 것만 고친다면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 많았을 녀석’이라며 혀를 차지만, 본인은 튀지 않고 흐르는 대로 사는 것이 제일이라고 늘 생각해 발전을 더 꿈꾸진 않고 있다. 그러한 마치 한량과도 같은 모습은 아마 오랫동안. 어쩌면 영영 바뀌지 않을 듯하다.

자작나무 :: 용의 심줄 :: 11인치
몇십 년이나 되는 세월이 흘러도 성질을 죽이지 않는 지팡이는 당연히 포기하는 게 맞았다.
마음먹고 휘두르면 이만큼 가치 있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지팡이는 둘도 없었을 테였지만, 그의 느린 성정에 답답함이라도 느꼈던 것일까?
지금은 서로가 서로의 애물단지가 되어 이젠 그저 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유권만 비출 뿐이다.

:: 리더Reeder 家 - 수상하게 돈이 많은 가문. 개인주의 / 능력주의.
마법사, 머글계 할 것 없이 유럽 전체에 넉넉히 퍼져 여러 가지 합법/불법 경영사업을 업으로 삼고 있는 가문. 가진 것이 워낙 많음에 도둑, 도굴꾼에 뿌리를 둔 지저분한 가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리더는 그 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부정적인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어 그것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 전부가 셈이 좋고 꾀가 많기에 퍼져있는 방계 하나하나의 경제적 힘이 강력하여 그린고트를 아우르는 기업적인 견제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지만… 그들은 각자 정해진 자리에서 본인들의 창고만 꼭꼭 걸어 잠그고 있을 뿐. 같은 성씨를 쓰는 가족임에도 제대로 단합된 적이 없는 극한의 개인주의자들임에-가주부터가 주변에 별 관심이 없다- 생각보다 세력이 크게 형성되어 있진 않다.
:: 칼릭스 리더 - ‘리더’의 오점이자, 내놓은 자식.
리더가 삼 형제 중 차남인 칼릭스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그 어중간한 위치를 즐기고, 좋아했다. 직계에 대한 책임감 계승은 큰누나가 담당할 사항이었고, 나이가 어려 받게 될 가족들의 사랑은 남동생이 받게 될 것이었으니. 본인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어진 무관심을 적당히 누리며 가고 싶은 방향대로 개성을 뽐내면 되는 것이었다.
:: “스크루지” - 돈놀음의 황제… 아니, 그냥 ‘놀음’의 황제.
호그와트 졸업 이후, 리더가 저택에서 백수인 채 신선놀음만 하다가 가족들 눈치와 등쌀을 버티지 못한 채 제 명의의 재산과 캐리어 두 개만 들고 독립. 갈레온을 필요로 하는 머글본들/머글계에 출장을 다니는 마법사들을 대상 고객으로 화폐 변환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수료만 떼먹으며 근근이 살아가기엔 재미도 없고-이게 제일 중요했다- 마음에 찰 만큼의 벌이도 되지 않았음에 이율이 크지 않은 고리대금업까지 손을 대게 되는데… 빌려준 자기 재산을 돌려받으러 내려간다는 명목하에 녹턴엘리의 술집에 처박혀 빌려준 돈보다 더 많은 값을 지불하고 오는 어처구니없는 삶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듯.
:: etc
0_2월 4일생. 염소자리. 빨간 앵초.
1_취미는 음주·가무. 학창 시절 두꺼비 합창단에서부터 시작된 음악에 대한 흥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실력으로 향했다. 다룰 줄 아는 악기는 딱히 없지만, 흥이 많은 까닭에 간혹가다 재즈바 무대의 일일가수 자리를 꿰차기도 하는 듯. 맵고, 짜고, 뜨거운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 당연하게도 채식은 꺼리는 편.
2_스핑크스 고양이, “벨라”를 패밀리어로 두고 있다. 이제… 15살 정도 되었으려나? 이젠 다 늙어서 침대에 박혀 잘 움직이지도 않는데… 그 모습마저 칼릭스와 소름 돋게 똑같은지, 친구들이 집을 들를 때면 종종 혀를 내두르곤 한다.
3_매사에 그러했듯, 마법사 실종 사건과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이 안개에 대하여 ‘그런가보다,’ 하는 방관자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혈통에 대하여 심한 대립을 하게 된다면 그들의 화폐 교환을 업으로 삼은 자신은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뻔했지만… 뭐 어떤가? 세상은 어떻게 분할이 되어도 돈이 필요한 사람은 어디든 있는 법이었고, 실종되는 것이야… 그것 또한 당한다면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안개야… 뭐… 다닐 때 바닥만 내려다보며 다니면 되고.

0_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한 부잣집 도련님 취급을 받고. 평범하게 배정받아 평범한 삶을 살아온 흐지부지한 인생.
1_래번클로 출신이다. 올리벤더 앞에서만 말을 들었던 이 가식덩어리 지팡이는 자신과 끝까지 친해질 생각을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해야만 하는 수업은 늘 젬병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마법의 역사라든지, 점술, 연금술 등… 외우거나 머리를 굴려 예측하는 과목은 제법 출중한 실력을 보였던 모양. 그러나 천문학 시간엔 줄창 잤다. 왜, 휴게실 천장만 보면 잠이 와서 못 참겠다고 하지. 괴짜는 괴짜인 모양이었다.
2_눈에 띄는 학생은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엄청나게 즐겁다고 느끼진 못했었다. 3살 터울인 누나의 출중한 미모와 능력 덕에 관심을 받을 때도 있었으나… 그게 다였다. 결국 프롬 때에도 모르는 남은 친구와 얼레벌레 가게 된 것도 그 이유인 듯. 퀴디치 시즌과 트리위저드같은 큰 행사엔 조금 관심을 보였던…가? 하지만 운동은 귀찮기에 늘 직접 참여하는 법은 없었다.
3_위에서 말했듯, 졸업 후엔 백수에서 술꾼으로 나아갔다. 독립하여 혼자 사는 것이 외롭진 않은가? 하면… 딱히 그렇진 않은 듯. 머릿속이 방탕으로 가득한 인간임에 사람을 사귀고 헤어지는 것엔 도가 텄다.

불한당(不汗黨)
체이스 C. 크로우포드
학창 시절부터 교묘하게 남의 돈 뜯어내는 아이디어를 공유해 선후배들의 지갑을 털어먹던 둘의 우정은 성인이 되자 더욱 음지로 빠지게 되었다. 체이스가 달러-갈레온 환전이 필요할 때면 항상 칼릭스가 처리해주는데, 이 과정에서 칼릭스는 수수료를 뜯어내고 체이스는 재산신고를 건너뛰니 누이좋고 매부좋고 마법 정부만 안 좋은 행복한 윈윈관계가 탄탄하게 설립되어 있다. 그 중간중간 차비와 술값도 서로의 주머니에 오가니 이것이야말로 지상최대의 따끈한 우정이 아닐까
잘못된 만남♪…
녹턴 E. 비바체
이름있는 가문들이 서로를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칼릭스와 녹턴도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 서로의 가문에 대해서 대강적인 배경지식은 알고 있었을 터였다. 첫인상은 가문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었지만 으레 그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칼릭스와 녹턴도 서로의 공통점을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이후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연락이 뜸한가 싶더니 우연히 녹턴앨리의 구석진 재즈바에서 둘은 첫번째 재회를 하게 된다. 그것을 계기로 종종 만남을 가지며 오랜만의 회포를 풀어나가던 녹턴은 칼릭스가 대금과 관련하여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와 부당 아닌 부당거래를 하게 된다. 하지만 대금이라는 것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란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결국 칼릭스 몰래 잠적을 타고 도망을 가버리게 되는데..
모든 것을 뚫는 창과, 모든 것을 막는 방패
제리 올슨
학창시절 옆 침대 친구. 칼릭스가 잘 때마다 제리의 장난기가 고개를 드는 건지, 아니면 제리가 기웃거리고 싶을 때마다 칼릭스가 자는 건지. 서로의 맞지 않는 상성은 기숙사생활 내내 서로에게 골칫거리였다. 아니...칼릭스에게만 골치였으려나? 제리의 호기심과 집요함은 때때로 칼릭스의 인내심을 길러주기도 하고, 이불을 녹여먹기도 하고, 엄청난 폭발음으로 달콤한 수면을 방해하기도 했으나… 어떻게 보면 제리의 그런 요란함(?)덕분에 칼릭스가 7년동안 잠에 빠져있지 않고 무사히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랬다는 것을 칼릭스도 알고 있기 떄문에, 지금에와서 소문 너머로 제리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런 놈이 있었지~ 하며 내심 그 집요함을 그리워하긴 하는 듯. 칼릭스는 간간히 제리가 보내오는 고급 술을 기껍게 받아마시며 우정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