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사회에 재앙이 들이닥쳤다.
마법사들이여, 안개를 조심하라.

옅은 갈색의 머리, 물빛 눈동자. 역시나 풍성한 속눈썹이 눈에 띄는 예쁘장한 얼굴엔 큼지막한 안경이 자리잡았다.
끝이 둥글게 휘는 곱슬머리는 살짝 길어 어깨에 닿을 듯 말 듯한 단발을 유지하고 있다.
단정하게 갖춰 입은 교복 니트 밑으로는 튀어나온 셔츠 밑단이 보인다. 이것도 패션이라나 뭐라나….




여유로운 | 자신감 넘치는 | 능청스러운 | 다정한
모두가 아는 그 호세 알타이스. 나이를 먹는 것과 어른스러워지는 것은 동의어가 아니라더니, 재학하는 3년 내내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살았다. 여전히 겸손을 모르고 제 자랑이나 해대며 조금만 좋은 말을 들으면 기고만장해지는 꼴이 아직도 애나 다름없다. 다만 나이를 헛먹은 것은 아닌 듯 무시하는 말을 들었을 때 발끈하는 빈도는 크게 줄었다. 이젠 버럭 화를 내기 보단 부러운 걸로 받아들이겠다며 능청스레 넘어가곤 했으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 재수없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하던가. 호세 알타이스는 늘 구김살 없이 활짝 웃고 있었던 탓인지, 그를 눈에 띄게 싫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 원래도 특히 모난 데 없이 명랑한 인간이었지만, 정 든 사람들이 생긴 덕일까. 겉보기에만 다정해보이던 성정엔 상냥함이 깊숙이 자리잡기도 했다.
아무튼, 대부분의 면에서 거의 한결같은 사람이다. 교내에선 거의 평가가 반반으로 갈린다. “사람이 나쁘진 않지만 역시 시끄럽고 재수없어서 짜증난다.”혹은 “좀 시끄럽고 재수없지만 역시 사람이 나쁜 건 아니라서 좋다.” …결국엔 둘 다 같은 말이지만.

서어나무/용의 심금/11¼인치
손잡이 부분에 검은 가죽이 덧대어진 회갈색의 지팡이. 별다른 세공을 하지 않아 수수하게 생겼다. 지팡이 가게에서 세 번째로 쥐어본 것인데, 이 지팡이는 유독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선택했다고….

00. Jose
10월 29일생, 전갈자리. 탄생화는 해당화.
별다른 애칭 없이 주로 이름으로 불린다.
01. Altyce
- 알타이스, 책을 좋아하는 마법사라면 들어는 봤을 이름.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가업이랄 것도, 인지도도 없는 평범한 마법사 집안이었지만, 증조부가 알타이스의 이름으로 출판사를 창립한 이후로는 계속해서 출판업을 이어오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현재는 아버지가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있다.
02. Family
- 아버지, 새어머니, 한 살 차이 나는 여동생으로 이루어진 네 식구. 친모는 호세 알타이스가 아직 어렸을 적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너무 어렸을 때라 친모의 얼굴을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 그리고 몇 년 후 아버지와 재혼한 머글 여성이 바로 지금의 새어머니이다. 동생은 아버지와 재혼하기 전부터 새어머니가 데리고 있던 딸으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머글.
- 사연이 있어 보일 법도 한 집안이지만, 가족끼리의 사이는 화목하다.
03. LIKE/DISLIKE
- 여전히 모든 활동 중에 책을 읽는 것을 가장 사랑하는 책벌레다. 얼마 전까진 거의 대부분의 나날을 종일 도서관에 틀어박혀 지냈으나, 요새는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이 꽤 줄었다. 오히려 빌린 책을 탑처럼 쌓아 두고 연회장에서 과제나 공부 따위를 하는 모습이 자주 발견되곤 하는데, 적당히 사람들이랑 떠들어 가면서 할 일 하기엔 연회장이 딱이라는 이유였다.
- 간식거리에 욕심 내는 편은 아니지만, 가리는 것 없이 무엇이든 잘 먹기는 한다.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것이라면 초콜릿 종류쯤 되겠다. 최근엔 디저트에 차를 곁들이는 것을 즐긴다.
- 귀찮다는 이유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싫어한다. …다만, 래번클로 탑을 오르락거리며 기초체력이 필요하단 것을 깨달은 탓에 틈틈이 간단한 운동이나 산책을 하긴 한다.
04. ETC.
- 타인을 칭할때는 너, 상대방의 이름. 그리고 자신을 칭할 때는 나, 이 몸, 호세 님. 예전에 썼던 길고 장황한 호칭들도 가끔은 튀어나오나 이젠 거의 쓰지 않는다.
- 천재라는 말이 아주 허풍은 아닌 듯 성적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종종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러 찾아오는 후배들이 보이기도 한다.
- 2학년 무렵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덕분에 수업시간에는 늘 칠판이 안 보이니 앞 자리로 옮겨달라는 말로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곤 했다.
- 결국 3학년이 되던 첫 날, 안경을 쓴 채 나타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보자마자 꺼낸 말은, “미소년은 안경 써도 미소년이야!” 그 뒤로 천재 미소년이라며 자신을 칭하던 말에는 두 글자가 추가됐다-천재 안경 미소년.
- 여전히 나긋한 목소리.
- 단정하고 또박또박하던 글씨체에는 조금의 여유가 스며 곡선이 두드러진다. 자로 밑줄을 그은 듯 정갈하게 정렬된 글자들이 돋보이는 편.
- 친구들에게 받은 물건은 전부 학교까지 가져왔다. 칼라가 사준 축음기와(더이상 소리는 안 나오지만) 체이스에게 받은 인형은 기숙사 침대 곁에 두었고, 모르타에게 받은 깃펜은 항상 들고 다니며 잘 쓰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