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사회에 재앙이 들이닥쳤다.
마법사들이여, 안개를 조심하라.

우노바 (@HYPERNOBA)님 그림
살짝 옅은 구릿빛 피부에 곱슬기가 있는 더티 블론드. 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따뜻한 노란 눈. 과거 테러에 휘말려서 얼굴에 흉터가 남았다.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귀걸이를 늘 하고 다닌다. 직업병이라 그래, 라는 말을 하며 의사 가운과 보조 가방을 챙겨 다닌다. 언제나 옅게 웃고 있는 얼굴의 소유자.




부드럽되 강단있는, 말과 행동에 책임감 있는, 부분적인 관용
뒤늦은 사춘기가 왔었지, 라는 말만 했다. 확실히 전보다는 조금 더 단단해진 느낌의 말투와 행동을 보인다. 자신이 하는 말에 자신의 생각을 담을줄 알게 되었으며 더 이상 이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한 말이라면 책임을 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책임질 수 없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말투나 다정한 어조에 비해 차가운 태도를 보이곤 한다. 살면서 성격이 바뀌긴 했어도 본성은 여전한지라 자기 자신이 최우선임은 변하지 않았다. 타인에게, 특히 어린아이에게 약하고 기부를 하는 건 일말의 양심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자신이 어렸을 적에 힘들었던 걸 다른 아이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이상이나 이하의 이유도 아니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래도 그 마음이 선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주목나무 / 용의 심장 / 11인치
주목나무: 주목나무 지팡이는 가장 드문 종류의 지팡이들 중 하나이며 그들의 주인 역시 보기 드물 뿐더러 때로 악명이 높다. 주목나무 지팡이는 그 주인에게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힘을 부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의 심장: 대체로 용의 심금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기 때문에 대담한 주문이 가능하다.
기타: 잘 휘어지며 유연한 탄성을 지녔다.

[제뉴어리]
오랜 고민 끝에 새로 지은 성씨. 마음에 들어하며 만족중이다. 언제나 첫 마음가짐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뜻으로 지었다. 할머니 포함해서 과거 네임들 중 지금의 이졸데와 뜻이 맞는 사람들, 그러니까 여전히 기득권층과 부자를 싫어하고 사회적으로 약자에 위치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선의를 가지고 사는 이들은 제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명절마다 이졸데를 키워준 할머니의 집에 모여서 함께 식사하는데 이졸데가 애주가인 탓에 식사의 마무리는 언제나 술판이 되곤 한다.
[이졸데]
호그와트를 졸업 후 머글 사회로 나가서 의학을 배우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했다. 5년동안 대학을 다녔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에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어엿한 의사가 되었다. 그 뒤로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국경없는 의사회에 들어갔다. 의학이 필요한 곳이면 전 세계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니고 있으며 2년마다 거주 국가도 바뀌는 중이다. 종종 마법사 병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엔 영국의 성 뭉고 병원이나 일본 등의 마법사회로 외래 진료도 하러 간다.
대학생 시절 어느날 길거리 점술가에게 반장난으로 점을 본 적이 있는데 "아가씨는 평생 떠돌며 살 운명이구만" 하는 말에 "맞아요, 전 여행자예요." 라고 답했다. 바쁘게 살아온 탓에 여유가 없어 휴양이나 요양은 가지 못했지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지금도 일종의 여행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지정해주는 나라로 일을 하러 가는 방식이라 원하던 그린란드는 가보지 못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조금 긴 휴가를 내고 꼭 가서 오로라도 보고 이글루도 꼭 만들어보리라 다짐중이다.
네임들은 각기 흩어졌고, 네임이라는 성씨도 더 이상 쓰지 않지만 그들이 나를 주워 키워주고 먹여주고 보살펴주며 오랜 시간 같이 방랑했던 것도 어쩌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을 맹신하는 편은 아니지만, 필연이란것은 일어나기 마련이라 말하곤 한다. "어쩌면 이미 그 때 내 삶의 방식이 정해진걸지도 모르지."
첫 번째 삶에서도, 두 번째 삶에서도 의사를 선택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알레르기 검사같은걸 할 형편이 안 되었기에 7살 즈음에 먹고 나서야 알아챘다. 집시들이 부랴부랴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진료비가 부족했다. 어떻게 하나 모두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이졸데는 이대로 죽는구나 라는 생각했다. 바로 그 때 한 의사가 자신이 돈을 낼 터이니 계속 하자 말하고 진료를 이어갔다. 그 의사의 선의로 이졸데는 목숨을 건졌다. 이후로 본인은 잘 모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의사에 대한 동경이 생겼고, 이 때문에 다시 기회가 주어졌을때 이번에야말로 진짜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후에 병원이 아닌 국경 없는 의사회에 들어간 것도 그 때 자신을 살려준 의사에게 갚는 삶을 살기 위함이다.
월급의 일정 비율을 세계 구조 기구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보살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대로 굶어죽거나 엄한일을 당하거나 그대로 죽을 수 있었던 자신을 돌봐준것은 여러 어른들의 선의였다고 생각하기에 이제 어른이 된 자신도 그래야 맞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도 세상은 더 좋아져야 한다던지, 차별은 나쁜다던지 등의 말을 직접적으로 하거나 직접적인 봉사 활동은 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양심. 스스로가 선한 사람이거나 대단한 인물은 아니어도, 적어도 받은 만큼은 세상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이졸데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